미국 기준금리 변화 알아보기
기준금리란?
금리는 물건값과 같이 돈을 빌린 대가로 지불하는 금액을 의미합니다. 물건을 사고팔 때 적용되는 가격과 마찬가지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거나 빌려줄 때는 금리라는 것이 적용됩니다. 이때 금리의 기준이 되는 것이 바로 기준금리입니다. 기준금리는 한 국가의 경제 환경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크고 영향력이 있는 미국 역시 금리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 미국의 경제와 금융 전반에 영향을 미친 사건들과 미국의 기준금리 변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2000년대 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통화정책 결정
미국의 중앙은행 시스템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미국의 우세한 경제 상황에 대응하여 금리를 대폭 조정했습니다. 2000년대 초 미국 경제는 지속적인 성장과 낮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했습니다. 연준은 경제성장의 과열을 방지하고 물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 의장의 지도하에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이 긴축 사이클은 1999년 6월에 시작되어 2000년 5월까지 금리는 4.75%에서 6.5%로 인상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금리 인상은 닷컴 버블의 붕괴와 그에 따른 경기 침체로 인해 오래 유지되지 못했습니다. 연준은 경제를 활성화하고 닷컴 붕괴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하에 착수하였고, 2003년 6월까지 기준금리를 1%까지 낮추게 됩니다.
글로벌 금융 위기의 영향
2008년은 미국 금리의 중요한 전환점이 된 해였습니다. 리먼 브라더스(미국의 투자은행)의 파산과 그에 따른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서브프라임 대출금) 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 위기는 미국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연준은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경제 붕괴를 막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연준은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고 은행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키기 위해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했습니다. 2007년 9월부터 미국의 기준금리는 5.25%에서 2008년 12월까지 점진적으로 사실상 제로금리까지 인하되었습니다. 이 전례 없는 통화 정책은 대출을 촉진하고 소비자 지출을 늘리며 투자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심각한 불황에 빠졌고 장기간의 경제 저성장과 높은 실업률로 이어졌습니다.
*서브프라임: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의 등급은 아래와 같습니다.
- 재산과 수입이 안정되어 있는 고객에게 주는 Prime 등급
- Prime 등급에 비해 채무불이행 위험도가 높지만 돈을 갚을 능력은 있다고 판단되는 Alt(alternative)-A 등급
- 돈을 갚지 못할 확률이 높다고 보는 Subprime 등급
위기의 여파와 그에 따른 금리 정상화
세계 금융 위기의 충격 이후 미국 경제는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경제의 안정화 조짐이 나타나자 연준은 위기관리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으로 초점을 옮겼습니다. 연준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서브프라임 위기 이후 시행했던 제로 금리 통화 정책을 해결하는 것이었습니다. 연준은 2015년 12월부터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면서 금리 정상화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금리 인상 과정은 신중하고 점진적이었습니다. 이는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방지라는 저울추 간의 미묘한 균형점을 찾아내기 위함이었습니다. 2016년도부터 연방기금 금리는 2.25%까지 상승하여 보다 정상화된 금리 환경으로 돌아왔습니다.
COVID-19로 인한 긴급 금리 인하 및 양적 완화
코로나19 대유행의 심각성이 명백해지자 연준은 미국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신속하게 조치를 취했습니다. 2020년 3월 3일에 열린 긴급회의를 통해 연방공개시장위원해(FOMC)는 기준금리를 0.5% 인하하고, 금리를 목표 범위인 1-1.25%까지 낮추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결정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 등장한 예정에도 없던 금리 인하로 상황의 시급성을 보여주는 사건이었습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주요 목표는 기업과 가계의 대출 부담을 줄여 코로나19 전염병의 경제적 영향을 완화하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연준은 양적완화(QE) 조치를 재도입하여 금융시장에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대량의 국채와 모기지 담보부 증권을 매입했습니다.
제로 금리 정책 및 포워드 가이던스 발표
이후 몇 달 동안 코로나19 대유행이 심화됨에 따라 연준은 추가 조치를 취했습니다. 2020년 3월 15일, 연준은 두 번째 긴금 금리 인하를 발표하여 기준금리를 거의 0%에 가깝게 낮추는 사실상 제로 금리 정책(Zero interest rate policy)을 수립했습니다. 이 정책의 의도는 경제에 최대한의 지원을 제공하고 대출과 투자를 장려하는 것이었습니다. 금리 인하와 더불어 연준은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했는데, 그 내용은 FOMC의 최대 고용 평가와 부합하는 수준까지 노동시장 조건이 회복하고 물가가 2%까지 오르며 물가 상승률이 일정 기간 2%를 완만하게 상회하는 궤도에 도달할 때까지 지금의 저금리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앞서 2015년 말 제로금리를 해제했을 때의 물가 상승률은 0.4% 수준으로, 즉 그동안 연준은 물가 상승률이 2%에 도달하기 전에 예방적으로 금리 인상을 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저금리 정책을 오래 지속할 것이라고 발표함으로서 투자자나 기업가의 자금 조달이 쉬워지는 효과를 기대했던 것입니다.
*포워드 가이던스: 중앙은행이 미리 정책 방향을 알리는 것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2022년 3월 17일, 기존의 기준금리 0.25%에서 0.25%만큼 오른 0.5%의 기준금리를 발표한 연준은 예고한 바와 같이 꾸준히 기준금리를 인상하였습니다. 2022년 하반기에는 기준금리를 0.75%씩 네 차례나 인상하기도 하였습니다. 2023년 상반기에도 연준은 기준금리를 세 차례 0.25%씩 인상하여 기준금리를 5.25%까지 올렸습니다. 기준금리의 인상에도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는 가운데 미국 연준은 6월 14일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연내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5월부터 7월 말까지 5.25%의 금리를 유지하던 연준은 2023년 7월 27일 기준금리를 0.25% 올린 5.5%로 상향 조정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