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이 소화에 미치는 영향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구강 점막과 식도를 거쳐 위로 이동합니다. 알코올은 위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소량 흡수되며, 위에서는 20~30% 정도의 알코올이 흡수됩니다. 소장에서는 70~80% 정도의 알코올이 흡수됩니다. 흡수된 알코올은 다양한 대사를 통해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분해되는데, 아세트알데하이드는 독성 물질로 체내에 축적되면 어지럼증이나 구토, 두통 등을 유발합니다.
과음을 해서 혈중 알코올 농도가 높아지게 되면 뇌하수체 후엽에서 분비되는 항이뇨호르몬인 바소프레신의 분비가 억제됩니다. 바소프레신은 콩팥에서 재흡수되는 수분의 양을 늘려 소변의 양을 줄이고 혈관 수축 기능 등을 하는 호르몬입니다. 바소프레신의 기능이 억제되면 체내 수분이 부족하게 되면서 소화 과정에도 문제가 발생하고, 이 상황에 알코올은 대장의 신경을 자극해서 장운동을 촉진합니다. 또한 알코올은 쓸개즙의 생성을 방해하는데, 쓸개즙은 위산을 중화하는 역할을 하는 액체입니다. 소화 효소마다 최적의 pH가 있습니다. 효소는 단백질로 구성된 물질이기 때문에 pH에 의해 모양에 변형이 생기며 원래의 기능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쓸개즙의 양이 줄어 위에서 내려온 음식물의 pH가 산성을 띄고 있으면 소장에서 트립신이나 라이페이스 등의 효소가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됩니다. 술똥을 누면 항문이 아픈 이유도 산성을 띄는 대변이 항문 점막에 자극을 주기 때문입니다.
술똥에서 냄새가 심하게 나는 이유
일반적으로 소장에서의 영양소 흡수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 탄수화물 약 95~98%
- 단백질 약 92~96%
- 지방 약 95%~98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소장에서 대부분의 영양소가 흡수되지만 술을 마시게 되면 앞서 나온 여러 이유로 인해 소화 기관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게 됩니다. 특히 술과 곁들이는 안주는 대부분 육류이기 때문에 대변에는 소화되지 않은 단백질이 많이 포함되게 됩니다.
대변에서 나는 냄새의 주요 원인이 되는 화합물에는 스카톨, 인돌, 암모니아, 황 화합물이 있습니다.
스카톨, 인돌은 방향족 화합물로 분자 구조를 보면 고리가 있습니다. 고리를 가진 화합물은 특이한 향을 가지는데 스카톨과 인돌은 장내에서 단백질의 분해로 만들어집니다. 장내에서 대장균이나 비브리오균 등 유해균이 증식하면 암모니아, 황화수소, 페놀 등 유해물질을 만들어내면서 독한 냄새가 더해지기도 합니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시스테인과 메티오닌에는 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이 소장에서 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되면서 강한 악취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술똥이 나올 때 대처 방법
숙취로 인해 술똥이 나올 때는 수분 공급을 계속해서 해줘야 합니다. 소화 기관이 정상적으로 기능을 할 수 있을 때까지 맵거나 짜고 기름진 음식을 피해야 합니다. 음식물의 낮은 pH로 항문 점막이 자극을 받아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휴지로 직접적인 마찰을 주며 닦는 것보다 물로 씻어내는 방식으로 자극을 줄여주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