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물가가 많이 올라서 빵집에서 빵을 서너 개만 골라도 만 원을 훌쩍 넘어가 버리는 게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집에 오븐도 없고 반죽기도 없지만, 소금빵은 재료가 비교적 간단하고 에어프라이어만 있어도 충분히 만들 수 있어서 저처럼 제빵에 대한 지식이 하나도 없는 초보자도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에어프라이어로 소금빵 만들기
소금빵 재료
- 강력분 200g
- 드라이이스트(효모) 4g
- 소금 3g
- 설탕 6g
- 물 85g
- 우유 40g
- 무가염 버터 10g
- 가염 버터 5g씩
위 레시피 재료들에 제가 실제로 구매한 제품들을 링크로 걸어두었습니다. 소금, 설탕, 물의 가격을 제외하면 약 2,000원 정도가 나옵니다. 2,000원의 재료에 약간의 노동력을 더하면 소금빵 5~6개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우유가 없으면 물만 넣어도 됩니다. 강력분 대신 중력분을 쓴다면 액체(물+우유)는 100g 정도로 줄여야 합니다.
소금빵 재료 준비
정수기에서 내린 온수 85g에 무가염 버터 10g을 녹여줍니다. 커다란 통에 강력분 200g, 드라이이스트 4g, 소금 3g, 설탕 6g을 넣고 주걱으로 가볍게 섞어줍니다. 버터를 녹인 온수에 냉장고에서 꺼낸 우유 40g을 넣어 식혀서 통에 부어줍니다.(우유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액체를 조금 더 식혀서 넣어주세요.)
처음에는 주걱을 사용해서 골고루 섞어줍니다. 생각보다 뻑뻑해서 물이 적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섞다 보면 가루가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됩니다. 물을 많이 넣으면 반죽을 할 때 손에 너무 많이 묻어서 불편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소금빵 반죽
반죽을 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 코팅이 된 바닥에 반죽을 두고, 손을 수직으로 반죽을 밀어서 늘이고 접기를 반복하는 방법
- 양손으로 반죽을 잡고 늘인 다음 합치는 걸 반복하는 방법
반죽을 하면 밀가루에 있는 단백질(글루텐)이 물과 만나면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 이 구조가 잘 형성이 되어야 반죽이 탄력 있고 부드럽게 잘 늘어날 수 있습니다.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이산화탄소가 반죽 안에 갇히는 것을 도와주기 때문에 빵이 잘 부풀고, 쫄깃한 식감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빵 반죽을 만들 때는 강력분 무게의 60~70% 정도의 물을 넣어야 합니다. 손 반죽을 처음 할 때 수분이 많으면 반죽이 손에 많이 달라붙고, 수분이 부족하면 글루텐 막 형성이 잘 되지 않습니다. 소금빵을 만들어보면서 글루텐 형성도 무난하게 잘 되면서 손에 달라붙는 정도는 덜한 지점을 찾아보세요.


손 반죽은 약 10~20분 정도 하면 되는데, 반죽을 너무 적게 하면 빵이 퍽퍽하고 떡처럼 무거운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반죽을 너무 많이 치댄 경우에는 글루텐이 과하게 형성되어 쫄깃한 식감을 넘어 질긴 식감이 들 수 있습니다. 보통 초보자들은 반죽 과정을 너무 짧게 해서 반죽이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반죽을 치대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최소한 15분 이상 해주면서 경험을 쌓아보세요.
반죽을 아무리 해도 얇게 펴지면서 글루텐 막이 잘 형성되지 않을 때는 오토리즈 기법을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밀가루와 물만 섞고 반죽을 하기 전 20~30분에서 가만히 두면서 글루텐이 자연적으로 형성되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소금빵 발효
반죽 과정을 끝냈으면 완성된 반죽을 동그랗게 정리해주고, 실온에서 30분~1시간 정도 발효를 시킵니다. 반죽 시간은 딱 정해진 게 아니라 온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 덩어리로 뭉친 반죽의 부피가 약 2배 정도 되는(길이로는 약 1.3배) 시점까지는 발효를 해야 합니다.
소금빵 반죽 분할
발효가 끝난 후에는 반죽을 60~70g 정도로 분할합니다. 레시피 기준으로는 약 5~6개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반죽을 분할해서 동그랗게 만들어서 다시 30분 정도 발효를 해줍니다.
소금빵 반죽 성형
2차 발효가 끝나면 가염 버터 스틱을 6cm*1cm*1cm(약 5g) 크기로 6개를 준비해줍니다. 밀대를 사용해서 반죽을 길게 밀어서 최대한 얇게 골고루 밀어주세요. 그리고 가장 너비가 넓은 곳에 가염 버터 스틱을 얹고 돌돌 말아주면 됩니다. 소금빵 모양으로 성형을 하고 또 30분 정도 발효를 하면서 부풀 수 있도록 해줍니다.
반죽을 밀 때는 옆으로 너무 퍼지지 않게 밀어야 합니다. 그래야 버터가 옆으로 흘러내리면서 바닥이 튀겨지듯 바삭하게 구워집니다. 버터가 내부에 머금어지는 것을 선호하는 경우에는 양쪽 구멍을 살짝 눌러서 막아주시면 됩니다.
소금빵 에어프라이어 굽기
소금빵이 적당히 부풀면 아까 남은 가염 버터 스틱 하나를 발라줄 겁니다. 소금빵 위쪽 겉면에 녹은 가염 버터를 코팅하듯이 발라주고 가는 소금을 솔솔 뿌려줍니다. 반죽에도 소금이 들어가고 내부에는 가염 버터가 들어있기 때문에 소금을 너무 많이 뿌릴 필요는 없습니다. 버터 대신에 물이나 우유를 발라도 됩니다.
에어프라이어에서 160°C~180°C로 약 12분 정도 돌리는데 8분 정도 지났을 때 한 번 꺼내어 소금빵을 뒤집어주면 됩니다. 겉이 익은 정도를 보고 시간을 더 늘리거나 하면서 본인이 가진 에어프라이어에 맞는 온도와 시간을 찾아보세요.
양쪽 구멍을 막지 않고 에어프라이어에서 돌리면 버터가 바닥으로 흘러내리면서 소금빵의 바닥이 튀겨지듯 바삭하게 구워집니다.
초보자의 소금빵 도전 후기
저는 제빵 경험도 없고 제대로 된 지식도 없지만 소금빵이 먹고 싶어서 입문을 했습니다. 재료들을 구매해서 처음 소금빵을 만들었을 때는 무가염 버터로만 하면서 간도 제대로 못 맞추고, 반죽 과정을 너무 짧게 하는 바람에 속은 떡처럼 무거운 식감이었습니다. 지금은 소금빵을 벌써 네 번 이상 만들어보면서 어느 정도 노하우가 생겼는데 빵을 만드는 과정이 힐링이 되기도 하고 즐거웠습니다.
물이 적은 것처럼 보여도 섞다 보면 괜찮아지는 것도 신기하고, 반죽만 열심히 하면 이후에는 발효 과정 몇 번으로 맛있는 빵이 만들어지는 점도 신기합니다. 발효 과정의 대부분은 반죽 알아서 되는 거라 약 30분 정도만 투자하면 2,000원의 가격으로 소금빵 5~6개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좋고요. 생각보다 쉽기 때문에 한번 시도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소금빵을 만들면서 겪은 시행착오
- 글루텐 막: 유튜브를 보면 다들 반죽 이후에 매끈하고 얇은 글루텐 막을 보여주는데, 제가 만든 반죽은 그렇게 안 펼쳐지고 반죽이 서로를 강하게 당기는 느낌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반죽이 실패한 줄 알았는데 발효 과정을 거치고 나면 얇게 퍼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기계로 반죽을 치대는 게 아니라 반죽 과정에서 글루텐 막이 형성되는 건 보기 어려울 수 있지만 발효 시간을 더 늘리는 식으로 보완할 수 있습니다. 다른 레시피를 보면 강력분에 박력분을 섞어서 소금빵을 만들기도 하던데 저는 강력분만 구입해서 소금빵을 만들었습니다. 강력분을 다 사용하고 중력분을 구매해서 소금빵을 만들어봤는데 강력분 레시피처럼 물 양을 120g 그대로 넣었더니 반죽에 수분이 너무 많은 느낌이었고 에어 프라이기에 넣고 구웠을 때 겉과 속이 익는 속도가 달라 밀가루 냄새가 났었습니다. 물을 100g으로 줄이고 발효 시간은 늘렸더니 강력분 소금빵처럼 맛있는 소금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쫄깃한 소금빵을 원한다면 강력분만 사용해도 좋고, 조금 더 부드러운 식감을 원한다면 중력분을 구매해서 만들어보세요.
- 소금 간: 반죽에 소금이 적게 들어가면 정말 밋밋하고 맛이 없는 빵이 됩니다. 소금 계량을 할 때 그램 오차를 고려해서라도 소금은 여유롭게 넣어주세요. 만약 무염 버터 스틱을 사용할 계획이라면 소금을 조금 더 넣어주면 좋습니다.
- 떡처럼 무거운 식감의 소금빵: 일단 반죽을 너무 적게 하면 떡의 식감을 가지는 소금빵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또, 1차 발효 이후에 가스를 빼려고 너무 꾹꾹 주무르는 행위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1차 발효 이후에는 가스를 가볍게 빼준다는 느낌으로 눌러준 뒤에 반죽 분할을 해주세요. 2차 발효 이후에 밀대로 반죽을 펴서 소금빵 모양을 만들 때도 밀대에 너무 큰 힘을 주고 꾹꾹 미는 것이 아니라 반죽 안에 있는 가스를 최대한 살리는 느낌으로 살살 밀면서 얇게 펴주세요. 소금빵 모양으로 성형을 한 뒤에도 충분히 발효 시간을 줘서 얇은 반죽에 가스가 들어가도록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강력분의 특성 때문에 가스가 반죽 안에 잘 갇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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